최종편집:2024-04-26 23:07 (금)
실시간
“AI로 그린 신년사에는 낭만이 없다”

“AI로 그린 신년사에는 낭만이 없다”

  •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4.01.02 17:09
  • 수정 2024.01.02 17:1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지 생성 AI 발전에 ‘AI 신년사’ 인기
엇비슷한 이미지로 감흥 無, “달갑지만은 않아”

30대 직장인 여성이 달리3로 만들었다고 보내준 신년사 이미지. 자세히 보면 영어 문구에 오타(HAPY)가 있고 용도 날개가 있어 전통적인 동양의 용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
30대 직장인 여성이 달리3로 만들었다고 보내준 신년사 이미지. 자세히 보면 영어 문구에 오타(HAPY)가 있고 용도 날개가 있어 전통적인 동양의 용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

비교적 따스한 날씨와 함께 청룡의 해가 밝았다. 지난해 인공지능(AI) 기술의 대중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신년 인사 풍경도 다소 달라졌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이모티콘이나 동영상, 일출 사진 등으로 신년 안부를 묻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AI로 그린 그림으로 안부를 묻는 경우가 다수였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AI로 그린 청룡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신년 인사의 모습처럼 AI는 일상으로 다가왔다. 달리3나 미드저니, 스테이블디퓨전과 같은 그림을 그리는 이미지 생성 AI를 이용하면 쉽게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기까지 제시어(프롬프트)을 여러 번 입력해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도 자기 창작물에 도전할 수 있고, 직접 그리는 그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달리3를 활용해 신년 인사를 보내온 30대 직장인 여성은 “다들 AI로 그린 신년사를 보내길래 호기심이 생겨 해봤다”면서 “직접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어떤 제시어를 입력하는지 등을 고민해 만든 결과여서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라 직접 만든 창작물로 신년 인사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멋진 그림으로 인사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신년사 등에 AI 활용을 독려하는 이도 있었다. 60대 남성은 “AI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올해는 신년 인사를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AI를 활용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 AI로 신년사 생성, 언어·문화적 제약 多

AI로 신년 인사를 만들면서 여러 제약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이들도 있었다. 가장 크게 느낀 장벽은 언어와 문화의 한계였다. AI에 “용을 그려달라”고 했을 때 대부분 서양의 용을 그렸다. 날개가 달려 있고 두 발로 서 있는 용의 이미지가 많이 나왔다. 반대로 긴 몸체를 가진 동양의 용은 별로 없었다. 미국 기업이 만든 AI인 만큼, 서구 데이터를 많이 학습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AI로 그린 청룡의 이미지가 유사했다.

언어적 어려움도 있었다. 제시어를 영어로 입력하는 경우 그림 안에 신년 메시지를 문제없이 넣었지만, 한국어로 입력 시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AI로 신년 그림을 만든 30대 여성은 “영어로 입력하면 한 번에 신년 메시지를 그림에 넣을 수 있었지만, 제시어를 한국어로 작성하면 오류를 발생하는 빈도가 높았다”고 지적했다.

◇ 비슷한 이미지 피로, “AI 신년사엔 낭만 없다”

AI로 그린 신년사에 피로를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비슷한 용의 이미지와 신년 메시지를 보내고 AI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이가 많은 영향이다. 30대 직장인 남성은 “이곳저곳에서 AI로 만든 이미지를 보내면서 신년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미지는 다 비슷하고 그 안에 메시지를 보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만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AI 기술만 홍보하는 느낌이지 큰 감흥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만든 이미지는 아무래도 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애인에게 편지를 쓸 때 손글씨로 쓴 편지와 컴퓨터 타자로 작성한 편지가 다르듯, AI로 만든 이미지에는 낭만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주장을 한 50대 직장인 남성은 “아직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제품이 다양하지 않아서인지 만든 이미지가 다 엇비슷했다”면서 “신년 메시지에 오히려 정성이 느껴지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그리는 이미지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손으로 그리는 정성은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AI가 비즈니스 용도론 잘 활용될 수 있지만 정성을 표하거나 전시를 하는 등의 예술 분야에선 사람의 그림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THE A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