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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나노미터급 초미세 회로 그린다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3.03.09 12:30

    UNIST, 펨토초 레이저 기반 미세패턴 공정법 개발

    • 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들이 흑린 소재에 펨토초 레이저를 조사해 만든 나노 구조/ UNIST
      ▲ 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들이 흑린 소재에 펨토초 레이저를 조사해 만든 나노 구조/ UNIST

      첨단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동일한 반도체 기판 위에 더 많은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는 ‘초정밀 회로 공정’ 기술 주목도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원자 단위의 초정밀 반도체 회로를 그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권오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팀은 ‘펨토초 레이저’로 반도체 소재인 ‘흑린’에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패턴을 그리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박규환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팀, 김관표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현재 반도체 회로 미세 공정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은 ‘전자빔 리소그래피’다. 높은 해상도 및 정밀 처리 능력을 갖고 있으나, 공정 과정이 복잡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다. 또 전자빔을 반도체 기판에 쬐는 과정에서 해상도와 정보처리량이 줄어든다는 단점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 기반 ‘광시야 포토리소그래피’ 기법을 새롭게 고안했다.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 분의 1초이라는 극히 짧은 진폭을 가지는 초미세 레이저다. 이 펨토초 레이저를 연구팀은 가시광선(사람 눈에 보이는 빛)에 해당하는 515㎚ 파장 빛을 흑린 시료에 조사했다. 

      그 결과, 너비 51.5㎚, 간격 5.15㎚ 수준의 나노 리본 배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는 극자외선 노광 장비로 표현할 수 있는 패턴의 최소 선폭이다. 이 공정법은 사전 공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해상도의 1000배에 달하는 영역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권오훈 교수는 “펨토초 레이저로 2차원 반도체 소재에 높은 해상도의 정확한 패턴을 동시 구현한 것은 이번 연구 결과가 처음”이라며 “광학 현상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소자 제작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3월 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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