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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뒤로 ‘전문가 AI’가 뜬다
  • 김동원 기자
  • 기사입력 2023.03.01 17:59

    범용적으로 쓰이는 초거대 AI, 각 분야 전문 영역으로 고도화
    네이버, 개인 맞춤형 하이퍼클로바 공개 앞둬… LG는 상위 1% 전문가 AI 여정 이미 시작

    • 초거대 AI가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특정 분야에 전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초거대 AI가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특정 분야에 전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과 유사하게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LG, 네이버 등 국내 초거대 AI 기업들은 ‘전문가 AI’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AI는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챗GPT와 달리, 특정 산업군과 사용자에 최적화한 AI다. 불특정 다수로 개발된 AI가 아니라 명확한 대상을 선정한 후 개발된 AI이기 때문에 오류가 적고 전문 비즈니스 영역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초거대 AI 기술 보유 기업들이 전문가 AI에 집중하는 이유는 실제 산업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다. 범용적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챗GPT는 현재 다양한 오류를 일으키며 산업 적용이 쉽지 않다고 평가된다. 일례로 서로 다른 기관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같게 말하거나, 독도는 한국 땅이,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같은 자잘한 오류 탓에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비즈니스엔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게 사용자들의 주장이다. 전문가 AI는 이러한 챗GPT의 한계를 깰 수 있다. 초거대 AI에 특정 산업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접목했으므로 해당 분야에서만큼은 오류 없이 정확한 정보와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이를 토대로 초거대 AI 기업은 AI 상용화와 수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에 의복 입히다

      2021년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전용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인 네이버는 약 2년 뒤인 올해 7월 특정 분야에 최적화할 수 있는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는 한국어 대표 초거대 AI로 꼽힌다. 챗GPT 기반 모델인 GPT-3.5보다 약 6500배 많은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 초거대 AI 성능을 비교하는데 주로 쓰이는 파라미터(매개변수)도 2040억 개로 GPT-3.5(1750억 개)보다 많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를 인공신경망 파라미터로 구현한 기술을 뜻하는데, 보통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는 기존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하며 전문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초거대 AI가 범용적으로 사용되기보다 특정 사업군에 최적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2월 27일 열린 개발자컨퍼런스 ‘DEVIEW 2023’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초대규모(초거대)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 등 사용 주체에게 밀접한 데이터로 학습이 돼야 한다”며 “하이퍼클로바X는 사용자가 바라는 AI의 모습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된 AI”라고 밝혔다. 이어 “작은 양의 데이터라도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하면 특정 서비스나 기업 등 해당 영역에 최적화된 초대규모 AI 프로덕트 구축이 가능하다” 며 “사용자 니즈에 맞는 응답을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즉각 제공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는 사용자가 바라는 AI의 모습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된 AI”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는 사용자가 바라는 AI의 모습을 발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된 AI”라고 소개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가 많은 양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한 AI인 만큼, 여기에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결합하면 해당 영역에 쉽게 성능을 낼 수 있는 AI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람을 예로 들면, 하이퍼클로바는 모든 과목을 다 잘하는 잠재력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여기에 의료나 법, 제조, 과학 등 특정 지식을 별도로 지도하면 그 분야에서 특출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가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하이퍼클로바X는 의사 가운을 입히면 의료 전문 AI로, 경찰 제복을 입히면 범죄예방 전문 AI로, 전투복을 입히면 군 전문 AI로 쉽게 고도화할 수 있는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7월엔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하이퍼클로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도메인에 특화된 초대규모 AI를 통해 고객사는 실제 업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발 앞선 LG, 상위 1% ‘전문가 초거대 AI’ 여정 시작했다

      사실 국내 초거대 AI 분야에서 전문가 AI 여정을 시작한 것은 LG가 처음이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엑사원’을 처음부터 상위 1% 전문가 AI를 목표로 개발했다.

      엑사원은 LG AI연구원이 2021년 12월 공개한 초거대 AI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보다 많은 3000억 개 이상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다.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모달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엑사원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이미지에 대해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이미지 생성 AI로 유명한 ‘달리2’나 ‘스테이블 디퓨전’, ‘미드저니’는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 수 있지만, 그 반대는 하지 못하는 것과 차별된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2월 13개 기업이 함께 참여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엑사원을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기 위한 ‘엑사원 연대’를 구성했다. 이 연대에 참가한 기업은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이다. 제조, 화학, 통신 등 LG 계열사가 진행하는 산업을 비롯해 교육, 금융, 유통, 의료, 플랫폼, 메타버스 등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 산업군이 모였다.

    • LG AI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의 비즈니스 활용을 위해 13개 기업이 함께 참여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LG AI연구원 행사 캡처
      ▲ LG AI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의 비즈니스 활용을 위해 13개 기업이 함께 참여한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LG AI연구원 행사 캡처

      LG AI연구원은 이들 기업과 엑사원을 각 분야 전문가 AI로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각 기업이 초거대 AI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에는 기존보다 모델 크기를 경량화한 새로운 엑사원 모델도 선보였다. 기존 모델 대비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량을 63% 줄이면서도 AI 개발 속도를 좌우하는 추론 속도는 40% 더 빠른 모델이다. 성능은 글로벌 최고 성능을 의미하는 ‘SOTA(Sate-of-the-art)’를 상회한다. 한국어 성능 평가 결과 △분류 △번역 △기계독해 △요약 등 4개 영역 16개 평가 지표 중 15개에서 SOTA를 상회하는 성능을 보였다.

      현재 LG AI연구원은 각 기업의 기밀을 보호해야 하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중점으로 엑사원을 고도화하고 있어 아직 외부에 공개된 내용은 많이 없지만, 각 산업에 초거대 AI가 접목돼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LG생활건강은 엑사원으로 일상용품 디자인을 하는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LG AI 토크콘서트’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AI가 인간과 협력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세상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활용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전문가 AI’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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