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View

[기자의 눈] MS-구글의 상반된 AI 전략
  • 김동원 기자
  • 기사입력 2023.01.20 17:11

    AI 상업화에 속도 내는 ‘MS’ Vs. 모델 배포에 신중 기하는 ‘구글’
    ‘이윤 창출’과 ‘윤리’… 양대 빅테크 기업의 극과 극 전략이 주는 교훈

    •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갖춘 두 기업이 올해 상반된 AI 전략을 내놓고 있다. MS는 AI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AI 상업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구글은 ‘신중론’을 펼치며 AI 배포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 AI연구소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MS는 올해 본격 AI 상업화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오픈AI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오픈AI의 초거대 AI ‘GPT-3.5’와 사용자가 입력한 대화를 해석해 알맞은 코드를 만들어내는 ‘코덱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2’ 등을 애저에서 서비스한다.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대화형 AI 모델 ‘챗GPT’도 곧 애저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MS가 오픈AI 기술을 클라우드에서 서비스하는 것은 AI 상업화를 위한 초석 쌓기라는 평가가 많다. AI 모델을 기업과 일반 사용자에게 공식적으로 배포하면서 구독형 시스템 등을 통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클라우드 사용자 유치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AI 스타트업 대표는 “MS가 그동안 AI에 많은 투자를 한 만큼, 이제 AI를 자체 서비스에 녹여내 경쟁력을 높이고 실제 수익을 창출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MS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 기업은 구글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오픈AI의 ‘챗GPT’ 등장에 심각한 위기 상황을 뜻하는 ‘코드레드’를 지난달 21일 발령했다. 순다르 파치아 구글 CEO는 이날 열린 구글 AI 전략 회의에서 “챗GPT가 검색엔진 사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드레드는 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뜻하는 일종의 경고 문구다. 그런데 구글은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구글은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고,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만큼 AI 기술 경쟁력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이다. 또 이미 챗GPT처럼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람다’ 등의 기술도 보유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코드레드 발령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의외였다.

      이 궁금증은 17일(현지시간) 구글이 자사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입장문을 발표하며 풀렸다. 구글은 순다르 피차이 CEO와 제임스 마니카 구글 수석 부사장,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가 공동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AI 개발과 배포는 신중해야 하고 책임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AI 기술은 장점과 동시에 복잡성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AI를 책임감 있게 추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AI의 경우 부적절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테스트 없이 배포할 경우 편향성, 차별 문제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이버 보안 위협에 취약하고 노동시장에서 불평등, 경제적 침해 문제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예상되는 문제를 미리 해결해놓지 않고 AI를 마구잡이로 배포한다면 여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입장이다. 이미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사회가 안전하게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후 책임감 있게 기술을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AI 상업화에 속도를 내는 MS와 안전을 먼저 중시하는 구글의 전략은 국내 AI 업계에 주는 울림이 크다. 현재 국내 AI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를 맞았다. 경제불황이 예고되면서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는 크게 줄어든 반면, AI 기업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AI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13개 상장사의 지난 3/4분기 실적을 보면 셀바스AI, 위세아이텍, 라온피플, 미디어젠만 흑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9곳은 모두 적자였다. 대기업 등에 속해 있는 AI 연구팀도 아직 연구성과만 있을 뿐 실제 수익 창출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업들의 모델 출시와 배포는 주요 과제가 됐다. 당장 수익을 창출할 방안일 뿐만 아니라 투자사의 투자금 환수를 막을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을 신중하지 않게 배포할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지난 2020년 12월 일상 대화형 챗봇 ‘이루다’를 출시했지만, 서비스 과정에서 여성·유색인종·장애인·성소수자 관련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총 1억 330만 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따라서 AI 기업들은 빠른 상업화와 윤리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안게 됐다. 기술 배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면서도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 노동 문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투자사의 장기적인 안목과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에서 AI 신뢰성 인증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노동 문제 등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AI 기업이 안정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배포할 수 있다. 투자사도 투자한 스타트업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투자금을 환수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회를 줘야 한다. 

      AI 산업이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다시 AI 산업이 빙하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선 기다림과 협력이 필요한 때다.

    최신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