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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닥터 두리틀’ 현실로… ‘동물 말 통역기’ 개발 눈앞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3.01.16 18:07

    미국·유럽, 동물 음성 분석 AI기술 연구 ‘활발’
    국내서도 스타트업·연구기관 협업 연구 진행

    • 영국 작가 휴 로프팅이 1920년 출간한 소설 ‘닥터 두리틀’의 주인공 ‘두리틀’은 동물과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두리틀은 이 능력을 가지고 세계 각지의 동물들을 치료하며 수의사로서의 명성을 쌓는다. 놀라운 것은 이 소설 속 주인공의 능력이 현실에서도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의 힘 덕분이다. 머지않아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사람의 언어로 바꿔주는 ‘동물 구글 번역기’ 같은 기술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CNN기반 AI로 동물 음성·감정 분석

      AI를 이용해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기술의 대표 기술로는 ‘생물 음향 측정기(BEANS)’가 있다. BEANS는 미국의 생물학자 카렌 베이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 교수팀이 개발했다.

      BEANS 제작의 기반이 된 기술은 ‘합성곱 신경망(CNN)’이다. CNN은 데이터의 특징을 분석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이다. 특히 영상·이미지·음성 데이터 분석 및 이해에 특화돼, 자동 번역기 및 이미지 분석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여기에 데이터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잔차신경망(ResNet)’이라 불리는 신경망 기술도 함께 적용됐다. 잔차신경망은 잔차신경망은 관측값과 이론값 간 차이인 ‘잔차’를 AI에 학습시켜, 가장 높은 정확도의 분석값을 도출하는 신경망 모델이다.

      카렌 베이커 교수팀은 초소형 마이크로 수집한 물개, 박쥐, 벌새, 개, 갈매기 등 조류 등 다양한 동물군 울음소리를 분류해 만든 12개의 데이터셋을 BEANS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각 동물들이 내는 특정 소리에 따라 일정 행동을 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높은 분석 정확도를 기록한 동물은 개로 최대 91%에 달했다. 수집한 데이터양이 많을 뿐 아니라, 감정 표현이 우수한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 측 설명이다. 

      카렌 베이커 교수는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열린 ‘지구 생물종 프로젝트’ 행사에서 “AI는 놀라운 수준의 동물의 음성 인식 능력을 가진 도구”라며 “이 기술은 우리가 다른 종과의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도 관련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지난 3월 돼지 울음소리를 분석할 수 있는 AI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원들은 7000개 이상의 돼지 울음소리 녹음 데이터를 CNN 기반 AI가 분석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약 92%의 정확도로 돼지의 현재 감정(두려움, 흥분, 행복)을 읽어내는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연구를 주도한 엘로디 브리퍼 교수는 “긍정적 상황과 부정적 상황을 돼지에게 가했을 때 울음소리가 바뀌는 것은 AI로 측정할 수 있었다”며 “각 상황에서 변하는 울음소리의 진폭, 높낮이 등의 정보를 AI알고리듬을 이용해 매우 높은 정확도로 분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韓 AI스타트업도 관련 기술 개발… CES 혁신상 수상도

      국내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동물 언어 분석 AI기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AI스타트업 ‘펫펄스’다. 이 스타트업은 동명의 반려견 음석 분석 AI기술 ‘펫펄스’를 개발했다. 연구 개발은 이주헌 서울대 음악오디오 연구실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다. 

      목걸이 형태의 펫펄스 기기를 반려견이 착용하면 그 안에 적용된 AI가 실시간으로 음성 및 활동데이터를 분석한다. 그 다음 인공신경망 등 복합 알고리듬을 통해 행복·슬픔·불안·분노·안정 등 5가지 감정으로 추론해낸다. 펫펄스 측에 따르면 이 기술의 분석 정확도는 90% 정도다.

      장윤옥 펫펄스 대표는 “펫펄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개최된 세계가전·IT전시회 ‘국제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며 “현재는 동물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바꿔줄 수 있는 STT(음성 텍스트 변환)기술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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