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View

AI로 기존 로봇 기술 한계 넘어… ‘가사일’ 가능해졌다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3.01.12 17:06

    [THE_KAT_2023/Phase_One_⑤] ‘CES 2023’으로 보는 신기술
    잡일·돌봄·주거환경관리 가능한 ‘AI 로봇’ 눈길

    • ‘아이올루스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로봇 로봇 ‘에이오(AEO)’(사진 좌측)/ CES
      ▲ ‘아이올루스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로봇 로봇 ‘에이오(AEO)’(사진 좌측)/ CES

      인공지능(AI)는 이제 연구실을 넘어 산업으로,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은 이미 전 세계 첨단 기업의 기술 전시장이 된 지 오랩니다. ‘눈앞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는 본지의 2023년 1/4분기 신년 기획 ‘THE KAT 2023’의 첫 번째(Phase One) 순서로 CES의 인공지능 관련 정보를 정리해 보는 시리즈 기획 기사를 마련했습니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이 기획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공장’의 주인은 이미 로봇이다. 정해진 환경에서, 정해진 작업 순서에 따라, 정해진 일을 하도록 설계한다. 하지만 이런 로봇이 일상으로 나오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게 된다. 가사용 로봇의 실용화가 더딘 건 이 때문이다.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려면 주위 환경을 파악하고 스스로 판단해 일을 하는 기술, 이른바 ‘인공지능(AI)’이 필수적이다. 

      지난 5일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국제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는 수많은 가전제품이 등장했다. 그중 눈에 띄는 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가사도우미 로봇’이었다. 다관절, 로봇손, 흡착식 바퀴…. 기존 로봇 기술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AI를 접목, 그 한계를 넘어선 제품들이 다수 공개됐다. 기존에 단순 일꾼 역할에만 그쳤던 로봇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인간을 돕는 ‘만능 가사도우미’로 거듭나도록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  ‘에이오(AEO)’는 2개의 다관절 팔과 고성능 물체인식 AI가 탑재돼 여러가지 집안일 보조가 가능하다./ Aeolus Robotics
      ▲ ‘에이오(AEO)’는 2개의 다관절 팔과 고성능 물체인식 AI가 탑재돼 여러가지 집안일 보조가 가능하다./ Aeolus Robotics

      ◇잡일·돌봄 임무에 특화된 ‘다관절 로봇’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제품은 로봇 ‘에이오(AEO)’다. 에이오는 미국의 로봇회사 ‘아이올루스 로보틱스(Aeolus Robotics)’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2개의 다관절 팔이 장착됐다. 7개의 자유도(관절)를 가진 이 팔은 최대 3.6㎏의 무게까지 들 수 있다. 또 로봇의 하반신에는 2개의 독립 구동 바퀴가 장착돼, 실내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로봇 팔 자체만 보면 에이오의 성능은 평범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에이오가 다른 로봇들과 갖는 차별성은 바로 ‘고성능 AI’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아이올루스 로보틱스에서 자체 개발한 AI인 ‘비전 알고리듬(Vision algorithm)’이다. 성능을 최대로 올려주는 핵심 기술은 ‘AI’다. 머신러닝(ML)기반 물체 인식 알고리듬이 적용된 AI시스템이다. 에이오는 물체를 고성능 카메라로 물체를 감지한 다음, 비전 알고리듬으로 정보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창문 및 가스 벨브 잠그기, 물건 치우기 등 집안일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또 센서가 장착된 그리퍼(집게) 형태의 로봇손으로 잠겨있는 문고리를 여는 일도 가능하다. 

      에이오의 AI는 ‘인물 인식’에도 특화됐다. 이 기술 수준은 여러 명의 뒷모습만 보고도 각각 누구인지 맞출 수 있는 정도다. 또 인간 사용자의 눕거나 앉은 자세도 감지할 수 있어, 고령의 노인 돌봄 서비스에도 적합하다. 알렉산더 황 아이올루스 로보틱스 CEO도 “우리의 목표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로봇 개발”이라며 “에이오는 가정에서의 노인 간호뿐만 아니라 병원, 호텔 등 다양한 곳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기능 서비스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배지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AI·로봇부문장은 “에이오는 로봇 팔 및 그리퍼 기술은 현존하는 기술과 거의 차이가 없으나, 물체·인물 인식 특화 AI에서 차별점을 갖는다”며 “관련 연구를 살펴본 결과, 이 AI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성능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 로봇기술회사 ‘댄디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잔디밭 관리 로봇 ‘DT-01’/ Dandy Technology
      ▲ 로봇기술회사 ‘댄디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잔디밭 관리 로봇 ‘DT-01’/ Dandy Technology

      ◇주거환경관리도 ‘로봇’이 맡는다

      아파트가 주 거주형태인 국내선 도입 가능성이 낮지만, 주택 거주 형태가 흔한 미국·유럽 가정에서 실용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주거환경관리로봇’도 눈에 띄었다. 활용 분야는 잔디 깎기와 배관 점검 등이다.

      미국의 로봇기술회사 ‘댄디 테크놀로지’는 이번 CES 2023 현장에서 가정집 잔디밭 관리 로봇 ‘DT-01’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합성곱 신경망(CNN) 기반 이미지 분석용 AI기술(정확도 95%)로 잔디밭에서 잡초를 찾아낸 다음, 잡초에만 자동분무기로 제초제를 살포한다. 이렇게 하면 잔디밭 전체에 살포하는 방식보다 제초제 사용량이 90% 이상 줄어들어, 환경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도관 누수를 점검해주는 ‘로봇 뱀’도 CES 2023 현장에 등장했다. 프랑스의 로봇기술회사 ‘ACWA로보틱스’에서 개발한 ‘클린워터 패스파인더’다. 이 로봇은 일반적인 가정용 로봇은 아니나, 주택·아파트 등 중·대형 상수도 관리가 필요한 곳에선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클린워터 패스파인더는 사람의 팔뚝 정도 크기의 뱀모양 로봇이다. 3개의 관절로 이뤄져 좁고 구불구불한 수도관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또 머신러닝 기반 AI센서 및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돼, 복잡한 수도관 내부를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파이프의 미세 균열과 수압, 수질을 측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번 CES 2023에서 스마트시티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택에 수영장이 있는 경우가 흔한 미국 관람객들은 로봇청소기 전문기업 ‘에이퍼(Aiper)’가 개발한 수영장 청소로봇 ‘시굴 프로(Seagull Pro)’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로봇은 앞서 소개한 로봇들에 비하면 AI기술력 자체는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일반 로봇청소기에 탑재되는 AI자율주행기술 정도가 탑재된 정도다. 대신 강력한 흡착능력이 있는 4개의 바퀴를 이용해 미끄러운 벽면도 수직으로 오를 수 있다. 때문에 수영장 벽면에 낀 이끼나 물때 등도 손쉽게 청소한다. 

    • 프랑스의 로봇기술회사 ‘ACWA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수도관 관리 로봇‘클린워터 패스파인더’/ACWA Robotics
      ▲ 프랑스의 로봇기술회사 ‘ACWA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수도관 관리 로봇‘클린워터 패스파인더’/ACWA Robotics

      ◇韓가정로봇은 스타트업이 리드… 삼성·LG 등 없어 아쉬움 남아

      이번 행사에선 해외 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 역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전 로봇기술을 뽐냈다.

      대표적인 곳은 AI요람로봇 ‘베베루시(BebeLucy)’이다. 한국의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엠마헬스케어’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이 로봇에는 영유아의 음성인식 AI알고리듬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실시간 영유아의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아기가 울 때는 요람이 좌우로 움직이는 ‘바운싱 모드’를 가동해 달래주기도 한다. 또한 아기의 체온, 심장박동 등을 모니터링 한 다음, 냉·난방기, 가습기 등을 스스로 조종해 최적의 집안 환경을 유지할 수도 있다.

      가족 로봇 전문기업 ‘에나봇’은 가정용 보안 로봇 ‘에보(EBO) X’로 스마트홈·로보틱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보 X는 AI얼굴인식기술과 자율주행기능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집 주의를 끊임없이 순찰하며, 허가 없이 제한 구역에 누군가 침입하면 경고메시지를 보낸다. 또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제스처 검사 알고리듬’도 적용됐다. 이 기술로 고령자·유아가 넘어지거나 다쳤는지 판단한 다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보조로봇 ‘톤워크’/ 아모레퍼시픽
      ▲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보조로봇 ‘톤워크’/ 아모레퍼시픽

      어떤 화장품이 가장 잘 어울릴까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화장품 제조로봇도 등장했다. 국내 화장품 개발기업 ‘아모레퍼시픽’에서 제작한 ‘톤워크’다. 이 로봇은 안면인식 AI가 탑재돼 있어,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한 다음, 두 개의 다관절 로봇 팔을 이용해 이용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화장품을 즉석에서 제조해준다. 이 로봇은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 중엔 눈에 띄는 AI로봇기술을 선보인 곳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2021년 개최된 CES행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주방일 보조로봇 ‘삼성봇 핸디’와 방역로봇 ‘LG클로이 살균봇’을 선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 6일 열린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EX1’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만큼, 이번 행사의 아쉬움을 덜을 전망이다. EX1은 AI기반 시니어케어 로봇이다. 허리와 다리에 착용하는 형태의 보행보조로봇으로, 고령 이용자의 고관절, 무릎, 발목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특허청에 이와 관련한 기술 10건에 대한 특허출원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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