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View

‘사물인터넷’ 넘어선 ‘초연결’ 세상… AI비서가 온다
  • 김동원 기자
  • 기사입력 2023.01.10 16:34

    [THE_KAT_2023/Phase_One_③] ‘CES 2023’으로 보는 신기술
    휴식·환경 기술도 새 트렌드 부상, “이제는 ‘캄테크’ 시대”

    • 인공지능(AI)는 이제 연구실을 넘어 산업으로,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은 이미 전 세계 첨단 기업의 기술 전시장이 된 지 오랩니다. ‘눈앞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 전문매체 더에이아이(THE AI)는 본지의 2023년 1/4분기 신년 기획 ‘THE KAT 2023’의 첫 번째(Phase One) 순서로 CES의 인공지능 관련 정보를 정리해 보는 시리즈 기획 기사를 마련했습니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이 기획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 단순 기기 연결 방식을 넘어 
AI 기반 '초연결' 기술이 선보여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편집=김동원 기자
      ▲ 단순 기기 연결 방식을 넘어 AI 기반 '초연결' 기술이 선보여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편집=김동원 기자

      ‘국제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 2023’를 통해 소개되는 갖가지 기술을 살펴보고 있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여기에 소개되는 이 기술들은 누구를,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

      처음엔 가전제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로 시작한 CES는 세월을 거듭하며 전자, IT, 모빌리티 등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CES 역사만 보아도 기술 혁신 트렌드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올해 기술 혁신 방향은 어디일까.

      이번 CES 기술이 초점 중 하나로 ‘휴식’과 ‘환경’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기업은 ‘기술로 인한 혁신’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기술로 인한 휴식’을 테마로 한 기술이 두드러졌다. 사용자가 그동안 혁신을 통해 개발된 수많은 기기를 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강세를 보였다. 휴식을 위한 기술인 ‘캄(Calm)테크’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전 세계의 공통 문제인 환경 문제 개선도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탄소 저감 기술과 더불어 이미 변화된 환경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술 등이 등장했다. 환경 오염으로 좁아진 경작지를 보충하기 위해 바다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 등이다.

      ◇우리 집에 ‘AI 집사’가 산다

      그간 CES에 등장했던 가전제품은 인간의 업무를 돕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 왔다. 세탁기, 청소기, 식기세척기, 노트북 등이다. 물론 지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책사도 있다. 스마트폰, TV, 태블릿 등이다. 문제는 통제해야 할 병력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페데리코 카살레뇨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CES 2023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내용에 따르면 미국 가정은 집마다 전자·가전제품을 약 22대 보유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개발됐지만, 반대로 사용자에게 불편함도 주고 있다. 사용하는 기기가 많아 저마다 작동 방식을 학습해야 하고 작동 상황을 알리는 알람도 다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9%는 ‘재택근무 중 가장 불편한 점’으로 전자제품을 포함한 기기의 불필요한 알람을 꼽았다.

    •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기업은 기기와 제품을 초연결하는 기술을 CES 2023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기업은 기기와 제품을 초연결하는 기술을 CES 2023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

      결국 기업들은 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그중 하나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연결이다. 하지만 이 연결도 사용자에겐 쉽지 않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으로 연결하는 절차를 어려워하거나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3%는 TV에서 시청하던 콘텐츠를 태블릿에서 이어 보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다시 이 한계를 넘기 위해 ‘초연결’을 카드로 꺼내고 있다. 단순히 기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의 행동과 경험을 분석해 사용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AI 역할이 크다. AI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기기 사용 방식의 최적화 방안을 찾아낼 수 있고, 각 기기의 연결 방식도 AI로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최적화된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이제 더 이상 소비자와 교감할 수 없다”며 “소비자의 실제 행동과 경험을 먼저 생각하고 이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집은 AI와 센서, 데이터 분석 기술로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전·전자 제품의 초연결은 기존 연결과 다르다. 기존에는 각기 다른 제품이 연결돼 하나의 스마트폰이나 리모컨으로 모든 걸 조종할 수 있었다면, 초연결은 여기에 더해 AI를 활용한 분석과 판단이 가능하다. 집 안의 제품과 센서의 데이터를 AI로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상황을 감지하고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 일례로 누수 감지 센서에 문제가 생기면 해당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상 여부를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AI 집사’가 24시간 상주하는 셈이다.

      ◇“초연결 항해는 ‘캄테크’로 간다”

      집에서 집사를 고용하는 이유는 일상과 휴식에 ‘편함’을 더하는 데 있다. AI 집사도 마찬가지다. 사용자의 일상에 편함을 줄 수 있는 ‘캄테크’를 목표로 한다. 캄테크는 조용하다는 뜻의 ‘Calm’과 기술을 뜻하는 ‘Tech’의 합성어다. 평소에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의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필요로 할 때 필요로 할 때 높은 연결성으로 각 제품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뜻한다. 아이들이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다가 전화가 오면 TV 음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기술이 대표 사례다.

      캄테크는 코로나19 이후 집이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면서 필요한 기술로 떠올랐다. 전염병으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근무하고 운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콘텐츠를 구독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실제로 미국인의 71%는 영화관보다 집에서 영화 보는 것을, 67%는 홈 트레이닝을 선호했다. 집이 사무실이자 체육관이자 영화관이 된 것이다.

      집의 용도 변화는 자연스럽게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니즈를 키웠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캄테크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이 대표 사례다.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사용자 행동을 분석해 필요한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에 올려 두면 이 장치는 이 동작만으로 밤이라는 것을 감지해 블라인드를 내리고 조명을 끈 후 도어락을 잠근다. 한 번의 동작으로 매일 반복했던 일이 자동화된 것이다.

    •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스마트폰을 올려두는 동작만으로 사용자 패턴을 감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스마트폰을 올려두는 동작만으로 사용자 패턴을 감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여기에 사용자 숙면을 돕는 기술까지 연결했다. 사용자가 자는 동안 뇌파를 측정해 패턴을 파악하고 깊이 잠들지 못하는 경우 수면케어 사운드를 들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숙면을 돕는다. 이 기기엔 뇌파동조 사운드, 자장가 등 80여 개 사운드가 내장돼 있다. 뇌파동조 사운드는 좌우뇌에 각각 다른 주파수를 들려줘 주파수 차이를 이용해 잠이 들게 하거나 특정수면 상태로 전환을 촉진하는 뇌파를 유도한다.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잠을 자려고 하면 알아서 조명이 꺼지고 문이 잠기고 숙면까지 자동으로 도와주는 방향으로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셈이다.

      ◇AI 기술 이용한 ‘환경개선’ 노력도

      CES 2023에서는 기술의 초연결이 각 기기와 센서를 넘어 미래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이다.

      기술 발전은 사람에게 편의를 가져왔지만, 환경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변화했고 해수면이 상승했다. 이는 농경지 감소, 먹을거리 축소 등의 문제를 불러왔다. 문제는 지금도 탄소가 계속 배출되면서 미래엔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 기업들은 탄소를 줄이는 방향과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연구되는 것 중 하나는 바다에서 농사를 짓는 방법이다. 건물 증축과 무자비한 개발로 사라져가는 농경지를 수중 온실로 만들어 바다로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수중 온실을 바다에 만들기는 쉽지 않다. 해류나 온도, 조도에 따라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하고 어떤 영양분이 좋은지를 하나하나 연구해야 한다. 독일 지멘스는 이번 CES에서 AI와 디지털트윈으로 이 연구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수중 온실과 주변 바다 데이터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옮겨놓고 어떤 작물이 좋은지 시뮬레이션해 파악하는 방식이다. AI로 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결괏값을 분석해 빠르게 결과물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현장에는 AI로 탄소배출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SK에코플랜트가 공개한 비전 AI 기반 폐기물 관리 솔루션 ‘웨이블’이다.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등 쓰레기가 무작위로 섞인 산업 폐기물 중 재활용해 쓸 수 있는 쓰레기를 AI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산업 폐기물에선 배터리 소재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질이 많아 이를 활용하면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환경 보호와 먹거리 창출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학습과 연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만큼 탄소 배출지수도 높기 때문이다. 엠마 스트루벨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연구진의 2019년 논문에 따르면, 구글은 AI 모델 ‘버트’를 학습시키는 동안 438lb(약 652㎏)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 이는 비행기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왕복으로 오갈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다. 유창동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저전력 반도체, AI 모델 변화 등의 방법으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으로 미래를 위한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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