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ary

발명·예술 다하는 AI, ‘창작자’ 인정 못 받는 이유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3.01.05 16:33

    특허청, ‘AI 발명가 불인정’ 발표… AI 사용자 불복 소송 제기
    美선 AI가 그린 만화책 저작권 박탈 심사 중

    • /Gettyimagesbank
      ▲ /Gettyimagesbank

      ‘생성AI’의 활동 영역이 문화, 예술 산업 등 전 분야로 넓혀지고 있다. 관련 기술 시장 성장도 빠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생성AI 시장 규모가 오는 2032년엔 1180억6000만 달러(약 15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AI를 창작자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AI는 창작물을 만드는 ‘도구’일 뿐, 창작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AI특허·저작물 관련 소송도 미국·유럽·독일·영국·호주 등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특허·저작권 줄줄이 취소… 법조계 “AI는 법인격 없어”

      5일 특허청에 따르면 미국의 발명가 스티븐 테일러가 AI특허출원 관련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특허청에서 AI ‘다부스(DABUS)’를 발명가로 등록한 특허 출원이 무효 처분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스티븐 테일러측은 “본인은 발명에 관한 관련 지식이 전혀 없으며, 다부스가 2가지 발명을 스스로 창작한 것”이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다부스는 인공신경망(ANN)기반의 강화학습모델이다. 이 모델은 데이터 정보를 저장·처리하는 AI와 그 데이터를 조합해 답안을 찾아내는 AI 2가지로 구성된다. 스티븐 테일러는 다부스로 만든 식품 용기와 신경자극램프를 개발한 다음, 2019년 9월 특허청에 다부스를 발명가로 한 특허를 출원했다.

      하지만 특허청에서는 “발명자는 자연인(진짜 인간)만 가능하다”며 스티븐 테일러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월 ‘AI를 발명자로 한 것을 자연인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스티븐 테일러는 이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특허청은 관련 특허들의 최종 출원 무효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스티븐 테일러는 이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20일 특허청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스티븐 테일러의 소송이 승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국내법에는 발명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독립적인 ‘법인격’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현행 민법상 법인격은 사람과 법인에게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즉 특허청이 주장이 스티븐 테일러측보다 더 타당성이 높다는 것.

      손민지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현행 민법이 개정돼 AI에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는 한, AI가 특허권자로 인정될 확률은 낮다”며 “따라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특허출원무효처분 취소소송에서 스티븐 테일러 측이 승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  AI프로그래머 크리스 카슈타노바가 이미지 생성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만화책 ‘새벽의 자리야’/ 트위터
      ▲ AI프로그래머 크리스 카슈타노바가 이미지 생성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만화책 ‘새벽의 자리야’/ 트위터

      AI가 창작한 작품 자체가 저작권 인정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가 그린 만화가 미국에서 저작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 저작권청(USCO)는 지난해 12월 AI가 그린 만화책 ‘새벽의 자리야’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종료하기 위한 재심에 나섰다고 밝혔다.

      새벽의 자리야는 AI프로그래머 크리스 카슈타노바가 이미지 생성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18페이지 분량의 만화책이다. 미 저작권청은 지난해 9월 이 만화책의 저작권자로 크리스 카슈타노바를 인정했다. 하지만 한 달 뒤, 미드저니가 모든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미 저작권청에서 이를 저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미 저작권청은 “미국법상 작품의 저작권은 인간 작가에게만 적용된다”며 “AI 혼자 그린 작품의 저작권은 인정받을 수 없다”고 재심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미 저작권청 측 결정에 카슈타노바 측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직 새벽의 자리야에 대한 저작권은 유효한 상태”라며 “미드저니 법률팀과 함께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손민지 변호사는 “국내의 경우, ‘AI저작물’과 ‘AI저작물의 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을 보호하는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이 개정안이 입법으로 이어진다면 AI가 만든 창작물도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개정안에서도 AI자체가 저작권자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AI 스스로가 저작권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민법 등 전반적인 법률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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