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Data · Semiconductor

전장 속 숨은 적군 ‘인공지능’이 찾는다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2.11.21 17:12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교수팀, ‘지능형 표적처리 AI모델 개발’
    인파 속 숨은 적군, 전투차량 등 광범위 분석…민간인 피해 최소화 효과 기대

    •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지능형 표적처리 AI모델’로 군중 속 북한군을 찾아낸 모습/ 육군사관학교
      ▲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지능형 표적처리 AI모델’로 군중 속 북한군을 찾아낸 모습/ 육군사관학교

      2017년 미군은 12명의 팀원을 꾸려 비밀 작전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을 시작했다. 이는 인공지능(AI)를 이용해 민간인 틈에 숨어들어 테러 행위를 자행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 ‘ISIS’를 소탕하는 것을 목표였다.

      이와 유사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은 21일 ‘지능형 표적처리 (Intelligent Target Processing) AI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I를 이용해 영상정보를 분석, 표적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AI는 복장, 장비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다수의 인파 속에 숨어있는 북한군을 모두 찾아낼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여러 차량과 뒤섞여 있는 북한군 전차도 종류별 구분해냈다. 아군 전투체계에 도입할 경우 전장에서 적, 아군 식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 측에 따르면 이 기술의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김 교수는 이 AI기술을 지난 2020년 6월 특허청에 특허등록도 마친 상태다. 육군본부 드론봇 전투체계단에도 관련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마스크 R-CNN 기반 AI가 북한군 전차와 북한군을 분류하는 장면/ 육군사관학교
      ▲ 마스크 R-CNN 기반 AI가 북한군 전차와 북한군을 분류하는 장면/ 육군사관학교

      김 교수팀이 개발한 지능형 표적처리 AI모델 적용된 신경망은 ‘마스크-R-CNN’다. 일반적인 이미지 분류용 AI신경망인 이미지 분류용 AI신경망인 ‘합성곱 신경망(CNN)’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CNN 기반 AI는 어떤 이미지를 보면 그 이미지가 갖는 의미만을 파악할 수 있다. 반면, 마스크 R-CNN이 적용된 AI는 이미지를 보고 그 안에 있는 물체 하나하나를 판별해낼 수 있다.

      마스크 R-CNN이 적용된 지능형 표적처리 AI가 적군을 파악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기본 CNN을 이용해 어떤 영상인지를 AI가 파악한다. 영상 분석을 마친 AI는 영상 내에 특정 물체라고 파악되는 것들을 녹색, 파랑, 빨강의 서로 다른 색상을 가진 ‘마스크’로 덮는다. 그 다음 마스크 영역 내에 들어온 이미지를 집중 분석한 후, 어떤 물체인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잔차신경망(ResNet)’이라 불리는 신경망 기술도 함께 적용됐다. 마스크 R-CNN이 분석한 데이터의 분석 정확도를 좀 더 높이기 위함이다. 잔차신경망은 관측값과 이론값 간 차이인 ‘잔차’를 AI에 학습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일반적인 딥러닝 신경망 모델보다 예측 정확도가 우수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 교수팀이 지능형 표적처리 AI모델에 적용한 잔차신경망은 ‘ResNet-50’이다. ResNet-101, ResNet-150 등 모델들보다 정확도가 약간 떨어지지만, 분석 속도는 훨씬 빠르다.

      이렇게 제작된 AI모델에 김 교수팀은 북한군 관련 데이터들을 학습시켰다. 학습한 데이터는 병사, 전차, 헬기 등 각각의 무기체계별 사진 600장이다. 그 다음, AI에게 실제 북한군 촬영 사진 및 영상 수천 장을 보여준 후, 분석을 맡겼다. 그 결과, AI는 복장, 장비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수백 명의 인파 속에 숨어있는 북한군을 모두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지능형 표적처리 AI기술은 정확한 표적식별을 통해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제작한 것”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민간인 속에 숨어있는 적군과 건물 속에 은·엄폐한 적 전차 등을 쉽게 찾아낼 수 있어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한 정밀 타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박설민 기자
      ▲ 김종환 육군사관학교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 박설민 기자

      김 교수팀은 마스크 R-CNN기반 AI를 박격포나 곡사포, 자주포 등 ‘곡사화기’에 적용한 ‘몬테칼로 시뮬레이션’ 기술도 개발했다. 포탄 오발 등으로 인한 민간인 부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AI모델은 포탄이 보유한 피해 범위와 조준점 위치를 자동으로 산출할 수 있다. 최적의 사격발수 및 조준점 위치 산출에 걸리는 시간은 단 0.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김 교수는 현재 이 기술을 특허청에 출원한 상태며, 이번 달 중에 특허등록이 될 예정이다.

      아울러 김 교수팀은 현재 AI로 적 무기체계의 ‘약점’을 찾아내는 기술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약 5~10㎝ 단위로 전차, 헬기, 함선 등에 사격을 가한 다음, AI에게 가장 타격이 큰 부분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취약성 분석 연구 시간이 30분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김 교수는 “정확한 전장 분석이 가능한 AI기술을 활용하면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하면서도 군의 전투능력은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것이 저와 같은 무기체계 관련 AI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가 돼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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