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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마트팜 사업은 국가적 과제, ‘정보 디지털화’ 통해 표준화 체계 갖춰야”

[인터뷰]“스마트팜 사업은 국가적 과제, ‘정보 디지털화’ 통해 표준화 체계 갖춰야”

  • 기자명 박설민 기자
  • 입력 2022.08.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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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C2022_in_Gwangju_인터뷰②] 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김형석 센터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연구원들이 강릉분원 내 스마트팜 시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농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1차 산업에서 가공, 체험관광 등 2, 3차 산업과 융복합 과정을 거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미래 신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관련 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그 기술을 개발하고 가치를 높이는 일을 맡은 곳은 다름 아닌 기업입니다. 더에이아이(THE AI)는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AWC 2022 in Gwangju’ 행사에 앞서 국내 대표적인 첨단 농업기술 기업 전문가 5인을 릴레이 인터뷰합니다. 국내 첨단 농업기술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김형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스마트팜연구센터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노동력 부족, 기후위기 등의 문제로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식량 안보’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많은 국가들이 미래 농업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 받는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팜’이다. 농작물의 생산성과 품질, 노동력 확보에 가시적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국내 디지털 농업 연구를 선도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 역시 AI 기반의 스마트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김형석 KIST 스마트팜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직면할 농업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AI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 센터에서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스마트팜 연구는?

“KIST에서는 기존 전통적인 농업기술에 더해, 작물 재배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의사결정을 AI가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의 수집-분석을 통한 모델 또는 규칙에 의해 수행되도록 하는 기술로 국내 다른 연구진들의 접근 방법과도 유사하다. 다만 그 목적을 일반 농작물 보다는 식의약, 향장(화장품 등) 산업에서 요구하는 기능성 식물 생산기술 확립에 두고 있다.”

- 스마트팜에선 디지털 기술과 생명과학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기능성분 함량을 최적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거기에 따른 원리를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육과정 분석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발현, 대사성분의 변화까지도 고려하기 위해 ‘오믹스(분자수준 분석기술)’ 수준에서의 접근할 필요가 생긴다. 이 때문에 스마트농업은 정보통신기술(ICT)와 생명과학기술(BT)의 융합이 요구된다. 일너 기초원천 연구 수행 내용이 향후 국내 연구의 방향성 확립을 위한 선행적인 시도로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작물 피노타이핑 시스템’이라는 기술을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2년 KIST에서 농업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연구를 추진한 적 이 있다. 이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식물의 상태를 디지털 데이터화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웃자란다’ 등의 표현이 있는데, 이를 수치화하거나 구분을 위한 모델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식물이 잘 쓰러지는 도복성과 같은 형질을 측정하기 위해선 줄기두께, 식물체 키, 잎의 숫자 및 크기 등의 정보를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수치화하고 구분을 위한 모델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던 기술이 작물 피노타이핑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작물의 생육 특성을 영상 정보의 수집과 분석 과정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의 자동화를 위해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적용했다. 작물을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영상 취득 시설로 이동시키고, 시설 내 설치된 카메라 모듈이 작물의 영상정보를 취득한다. 이렇게 수집된 작물 생육 특성 데이터를 AI로 분석-모델링해 식물의 특정 형질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센터에서는 작물 피노타이핑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계속 수행 중에 있다.”

- 스마트팜으로 작물의 영양분 함량을 높이는 기술도 개발하셨다고 들었다.

“지난해 4월 센터 연구진들과 청경채들의 항비만 성분의 합성 및 축적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건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관련 성분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빛이 양이나 건조 정도를 확인하고, 그 밖에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도 찾을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해 청경채를 재배하는 수직농장(아파트형 스마트팜)의 제공 조건을 조절했고, 청경채의 비만 억제 물질을 크게 늘리는데 성공했다.

작물의 색도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하면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물의 잎을 붉게 만드는 적색의 발현 정도는 재배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환경에서는 적색이 강하게 발현되는데, 특정 환경에서는 잘 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적색 발현의 차이를 초분광 카메라를 통해 비파괴적으로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를 스마트팜이 막을 수 있을까.

“스마트팜은 온실과 같은 시설을 기반으로 작물을 최적 재배한다. 일반 재배와 달리 외부 기상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스마트팜도 시설의 유형에 따라 외부 기상환경이 온실 내부 환경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 즉 외부 기상환경에 따른 내부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AI의 도움이다. 우리도 외부 기상환경에 따른 온실 내부환경을 AI 알고리즘을 통해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다른 이슈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확보 및 활용이다. 가뭄이나 집중호우 등으로 수자원 공급이 불규칙하게 이뤄지면 농가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융합연구센터는 수경재배 스마트팜에서 사용된 양액을 재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추진한 바 있다. 현재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와 협력해 양액 재이용 기술의 현장 적용을 위해 고도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팜 기술을 실제 농업 현장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는데.

“농업 분야에서 연구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돼 확산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치고, 오랜 실증-검증 기간도 요구된다. 특히, 지속적인 현장 데이터 수집과 분석, 솔루션의 고도화가 요구되는 AI의 경우 실증 및 검증 기간은 더 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양성 있는 데이터의 확보 및 연구개발 솔루션의 실증이 필요하다. 또 스마트팜 실증환경 규모 확대 및 고도화가 필요하며, 기업과 협업을 통한 스마트팜 솔루션 실증 고도화도 필수적이다.

다양한 스마트팜 기술들이 대학 및 연구소를 통해 개발되고 있다. 이를 최종적으로 현장에 보급하고 사업화하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전환에 적극적인 스마트팜 농업주체와의 협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과 산업의 전환이 첨단 기술의 개발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현장의 수요가 기술 발전을 견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현장에서는 여전히 현장에서의 수요를 잘 파악 못하고 ‘연구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정부도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데.

“국가적으로 농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작 농작물 생산의 중심에 있는 작물의 특성에 대한 정보 획득은 간과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작물 상태에 대한 ‘정보 디지털화’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 육종, 디지털 노지 농업 등의 연구개발이 추진 될 경우, 여러 가지 사업이 서로 중복 추진되거나 표준화된 체계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채소, 화훼, 과수, 기능성 작물 그리고 노지 작물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가 필수다. 작물 상태정보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식물분야, 농업공학-ICT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해 융합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국가 디지털 농업 추진 계획은 중요한 작물과 스마트팜 같은 시설재배 및 노지재배 등 재배형태 품종개발, 병해충 관리, 양수분 관리, 생산량 작황 예측 등 활용 목적별로 구분돼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국내 스마트팜 도입 활성화를 위해 조언해주신다면.

“국내 농가들도 재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상이변, 자원 고갈, 노동력 확보 어려움, 중국의 위협 등은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체계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농업 경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경영 효율 증대, 지역 협력 농가들과의 공유 및 규모있는 경영체 구축을 통한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하루 배송 등 유통체계의 변화를 잘 이용하여 수익을 증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팜 관련 센서-제어-설비 등을 사업화하는 기업은 (시장이 큰)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또 해외기업 및 자본의 유입을 배타적으로 보기보다는 상호협력 및 역할 분담을 통해 건전한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노력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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