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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AI’란 말에 고개를 젓는 이유
  • 박설민 기자
  • 기사입력 2022.08.03 18:29

    국내 소상공인 AI 기술력 도입 그림의 떡… 자본력·기술력 부족, 정부지원 부실 3박자

    • 최근 국내외 기업들은 다양한 첨단기술 도입을 서두르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은 이제 마치 업무용 ‘오피스 프로그램’처럼 도입하는 것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앞까지 다가온 디지털 전환 시대가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기업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이들에게 있어 AI는 아직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은 이제 마치 업무용 ‘오피스 프로그램’처럼 도입하는 것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AI는 아직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은 이제 마치 업무용 ‘오피스 프로그램’처럼 도입하는 것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AI는 아직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국내 기업 AI 도입지수 22%, 국제 평균 크게 미흡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AI에게 느끼는 ‘벽’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6월 IBM이 발표한 ‘2022 AI 도입 지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22%만이 AI를 자사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도입(Actively deployed)’하겠다고 답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평균이 34%임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세부적 지표를 살펴보면 기업 규모에 따라 AI 도입 격차가 큰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임직원수 1000명 이상인 기업의 93%는 현재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00명 미만 기업의 경우 57%만이 AI를 적극 도입 또는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과 달리 AI 도입에 적극적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무엇보다 ‘비용’과 ‘인력’을 꼽았다. 운영 자본과 인력이 중소기업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대기업의 경우, AI 도입과 관련 교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 비용에 대해서 다소 자유롭지만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그렇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주요 산업별 인공지능(AI) 도입 현황 및 시사점(2021)’ 보고서에도 AI 도입 내부 장애요인에 대해 ‘높은 도입 비용(41.3%)’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알고리즘(11.7%)’과 ‘역량을 갖춘 신규인력 채용의 어려움(10.6%)’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소상공인들의 경우 중소기업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며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찾으면 AI 로봇을 활용한 고객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들은 아직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전부”라며 “가끔 스마트폰 앱을 통한 ‘AI비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소상공인도 있지만 영업방식 자체에서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 ◇AI·빅데이터 등 정부 차원 솔루션 지원도

      문제는 AI 기술 격차가 곧 기업의 경쟁력 격차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용 AI 시장 규모는 올해 71억5000만 달러 규모.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47.16%를 보여 오는 2030년 883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 기관들도 해당 문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AI와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솔루션들을 사업에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중소기업벤처부에서는 ‘2022년 중소기업 스마트서비스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AI, 빅데이터 등 솔루션 구축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스마트 서비스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다. 이를 통해 ICT기반 스마트서비스 솔루션 신규 구축 등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6월에는 ‘2022년도 스마트 전통시장·상점가 R&D 지원사업’을 공고하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 ICT 기술을 활용한 응용서비스 개발 및 실증 지원 등도 약속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이 제대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AI·빅데이터 지원 솔루션 사업들 대부분이 초기에만 반짝 도입되고 지속적 관리 및 운영이 는 ‘용두사미’식 운영이 많아 실효성 부분에선 아직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2020년 9월 진행됐던 수원시 ‘구매탄’ 시장의 ‘온택트 스마트 장터 플랫폼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방안’ 사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전통시장 500곳을 디지털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 사업은 개발 지연 및 타 사 앱(App)과의 경쟁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1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의 경우 고성능 AI 등이 포함되지 않은 단순 앱 시스템 지원 사업 정도로 구성됐었음에도 기술력 부족으로 사업을 중도 포기한 것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에서 플랫폼 앱을 준비하던 당시, 네이버 등의 여러 기업에서도 비슷한 앱들을 출시했다”며 “우리 앱은 배달서비스와 연계도 안되고, 장바구니에 담아서 그걸 담아서 결제하는 시스템도 없다 보니 경쟁력에서 크게 밀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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