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서 활약하는 AI스피커, 이용자 만족도는 하락세
기사입력 2021.03.25
  • "뭐해?"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을 보고 있어요." "아, 시적인데?"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내에 위치하며 관절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출처=유튜브 '채널십오야'
    ▲ 출처=유튜브 '채널십오야'

    다음의 대화는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AI(인공지능)스피커 '네이버 클로바'와 나눈 대화의 일부다. AI스피커와 '혼자가 아닌 혼술'을 즐기며 티키타카를 뽐내는 해당 콘텐츠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해당 콘텐츠는 현재 유튜브에 약 1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규현의 질문에 AI스피커는 예상 밖의 답변들을 내놓을 때마다 시청자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활약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실생활의 AI이용자들에게는 답답함을 유발한다. 일명 '말알못(말을 알아듣지 못함)' 스피커와의 대화는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하락하는 것이다.

  • AI스피커 이용 현황(출처=컨슈머인사이트)
    ▲ AI스피커 이용 현황(출처=컨슈머인사이트)

    지난 2년간 AI스피커를 이용하는 사람은 소폭 늘었다. 그러나 소비자 만족도는 낮아졌다. 음성명령 인식 등 기본 성능에 대한 AI스피커 이용자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용도는 여전히 날씨 검색, 음악 듣기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기능과 서비스의 발전이 소비자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20년 하반기 조사를 중심으로 AI스피커 이용 현황과 모델별 만족도를 비교했다.

    AI스피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25%로 4명 중 1명꼴이었다. 전년 상반기의 19% 보다 6% 증가한 수치다. 이에 비해 쓰임새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고객 만족률은 낮아지고 있다. 용도는 날씨·미세먼지 검색이 52%로 가장 많았고 음악검색·재생이 46% TV제어가 43%였다. 리모컨 찾기·VOD 검색은 각각 20%를 차지했다. 가정 내 전자기기와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IoT제어 기능은 겨우 7%만 활용하고 있었다.

    AI스피커의 여러 측면에 대한 종합적인 만족률은 42%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디자인·크기·음질에 대한 만족률은 50% 내외였으며, 명령어 반응속도·명령어 정확하게 수행·명령어 지원 기능 많음 등 명령어 관련 핵심 기능에 대해서는 모두 30%대였다. 부수적 특성보다 본원적 기능에 대한 만족률이 더욱 낮은 것이다.

  • AI스피커 세부 항목 만족도와 불만족 이유(출처=컨슈머인사이트)
    ▲ AI스피커 세부 항목 만족도와 불만족 이유(출처=컨슈머인사이트)

    AI스피커의 만족률을 계속 하락세다. 2019년 상반기 47%에서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상반기 각각 44%로, 지난해 하반기엔 42%로 하락했다. 성능과 기능 개선이 소비자 눈높이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물어본 불만족 이유의 대부분은 여전히 ‘말알못’이었다. '음성명령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가 47%로 절반에 가까웠고, 그 외 '자연스러운 대화가 안 돼서','외부 소음을 음성명령으로 오인해서' ,'이용 가능한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등의 답변이 30%대였다.

    낮은 만족도는 상품의 보급과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AI스피커의 직접구입 비중은 2019년 상반기 69%에서 작년 하반기에는 60%로 줄어들었다. 역으로 경품·사은품·선물로 받았다는 응답은 31%에서 40%로 늘었다. 많은 이용자가 휴대폰이나 인터넷·IPTV 가입 때 무료 또는 염가로 제공하는 기기를 받아 음악이나 날씨, 알람 기능 정도를 호기심에 사용해 보는데 그치고 있는 셈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정부가 'IT강국에서 AI강국으로'라는 구호 아래 AI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에 맞춰 여러 통신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의 핵심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AI스피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나 정작 고객만족도는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기본이 되는 음성인식 관련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며, "시장 선점을 위한 제품 밀어내기는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에 대해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미래는 밝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성동구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SKT)
    ▲ 성동구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SKT)

    그러나 위급 상황 시 AI스피커의 도움을 받는 긍정적인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시작된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독거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독거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SOS" 등의 간단한 명령어를 외치면 스피커는 이를 응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보안센터에 알린다. 센터가 일차적으로 상황 확인을 하고 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한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든 어르신들이 우울증과 소외감을 극복하는데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도움이 됐다. 행복커뮤니티 ICT케어센터 또는 지자체(구청, 복지센터, 보건소 등)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유용한 생활 정보를 안내하는 ‘소식 톡톡’은 코로나 예방 수칙, 공적 마스크 구입 방법, 확진자 동선 안내 등의 안내를 지역별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