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x Specialist]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 “바이오헬스 산업 미래를 봐야...임기 내 성과 내려다 오히려 역효과”
기사입력 2021.02.22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코로나19로 많은 산업이 위축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산업도 존재한다. 바로, 바이오헬스 산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 디지털전환∙비대면화 등 전 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산업 구조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 지면서 바이오헬스 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물론,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전세계적인 고령화와 건강 수요의 증대로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 산업이었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미래 먹거리로 성장이 가속화 된 것이다.

    특히, 의료 분야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이 적용될 여지가 많고, 의료기관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헬스 업계 외에도 제조, IT 등 다양한 업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사진출처=픽사베이
    ▲ 사진출처=픽사베이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1.76조 달러에서 2018년 1.85조 달러로 4.82%성장했으며, 이후 2025년에는 연평균 5.6% 성장하여 2.6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산업, 조선산업 보다 높은 성장률이며, 시장의 규모도 거대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 세계가 주목할만한 분야이다.

    최근에는 이런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도 활발하다. 특히 코로나19로 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으면서 IT 기업을 필두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바이오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의 바이오헬스 산업 진출도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생명공학과 의료 지식에 기초하여 인체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제조업과 의료·건강관리 등 서비스업을 포함한다. 최근에는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의 IT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헬스분야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른 제조업·서비스업과 달리,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산업으로 연구개발(R&D) 기간과 비용이 성패를 좌우하는 산업이다. 연구개발에 장기간·고비용이 소요되지만 우수한 R&D 성과는 확실한 시장에서의 비교우위와 즉각적인 성공으로 이어진다.

    또한, 병원·의사·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사업이어서 기업과 정부, 연구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 부작용이 발생하면 돌이키기 어려워 사회적·윤리적 합의를 전제로 연구개발, 시장창출, 생산·판매·유통의 전 과정의 관리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전제돼야 하는 산업이다.

  • 바이오헬스를 혁신성장 핵심사업인 BIG3 산업으로 선정한 문재인 정부/사진제공=청와대
    ▲ 바이오헬스를 혁신성장 핵심사업인 BIG3 산업으로 선정한 문재인 정부/사진제공=청와대

    현 정부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 바이오헬스를 혁신성장의 핵심산업인 BIG3 산업을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조 7000억 원으로 편성했으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목표로 기초연구부터 임상, 생산 등 전 주기를 지원하는데 중점을 둘 것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육성을 바탕으로 K-바이오 차세대 성장 동력화 목표 하에 2022년까지 수출액 200억 달러, 세계시장 점유율 3%를 달성하고 2025년까지 각각 300억 달러 4.2% 목표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은 예년에 없던 수출 호황을 맞고 있다. 해외로 수출되는 의약품·의료기기는 2017년 72억3000만 달러에서 2019년 89억1000만 달러, 코로나19가 전세계적 기승을 부리는 2020년에는 K-방역의 해외인지도 증가와 더불어 진단키트 수출과 방역물품·신약기술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기준 107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연간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수도 있을거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면 산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년도 대비 수출 및 매출이 얼마가 늘었다는 호황을 기저효과에 기인한 착시효과가 아닌 절대적인 시장의 경쟁력을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을 확보하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지는 카이스트의 부총장이자,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의 수장을 맡고 있는 채수찬 부총장을 만나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방향과 국내 의료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채수찬 부총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Q. 자기 소개와 핵심 연구분야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린다.
    A: 저는 경제학자이다. 이공계열의 카이스트에서는 말하자면 비주류이다(웃음). 현재는 카이스트에서 대외부총장을 맡고 있고,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의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바이오헬스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대학교에서 20년간 교수로 활동했고, IMF 때 김대중 대통령 정부와 같이 일하며 정책에 참여도 하고, 자문도 해드린 경험도 있다. 그러면서 정책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하게 됐고, 2004년에 한국에 귀국을 해서 전주 지역구 국회의원을 4년 했으며, 그 이후 카이스트에 들어오게 됐다.

    Q.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A: 카이스트에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가 생긴 배경은 다음 세대의 먹거리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휴대폰, 자동차, 전자제품 이후 다음 세대 먹거리가 뭘지 고민하다가 신약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신약 산업을 연구하는 그룹이 생겼다. 두어 달에 한번씩 주로 서울시청 앞에서 만나서 2년간 논의했고, 당시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이 분야에 대한 전략을 연구했다. 신약, 의료기기, 과학기술기반의 의료서비스를 구분하여 전략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때 얻은 결론이 신약 분야는 국내에 돈과 사람 같은 리소스가 부족하니까 아무래도 신약 분야가 앞서 있는 글로벌 제약사를 가진 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기술과 해외 자본을 들여와서 개발해야겠다는 전략을 얻었다. 의료기기는 우리나라가 기술은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통이 힘든 분야이다. 수요자가 병원인데 그들은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이 유통망에 접근해 병원에 의료기기 공급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유통망에 접근해야 된다는 전략을 세웠다. 과학기술기반의 의료서비스는 AI를 활용한 의료기술, 원격의료 등을 다루는 곳인데 이쪽은 핵심적인 전략이 제도구축이다. 제도구축이 안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런 전략을 기반으로 해서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센터를 카이스트에 세워달라고 전달했고, 그렇게 해서 카이스트에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Q. 정부가 많은 영향을 준 것인지?
    A: 어느 산업이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바이오헬스 분야는 특히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연구나 투자에 정부자금이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정부승인 필요하고, 보험에 등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의 특성상 정부 역할이 절대적인데 기업과 정부의 대화는 쉽지가 않다. 기업이 정부에게 대화를 하더라도 정부는 기업의 이해관계 당사자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이스트 센터가 중간에서 이야기한다. 기업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공익 우선의 카이스트 센터가 이야기하기 때문에 좀더 객관적으로 들으려고 한다.

  • 채수찬 부총장이 출간한 ‘카이스트, 바이오 헬스의 미래를 말하다’
    ▲ 채수찬 부총장이 출간한 ‘카이스트, 바이오 헬스의 미래를 말하다’

    Q.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의 미래를 말하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을 쓰게 된 배경은?
    A: 일반 대중들이 바이오 헬스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면서 전반적인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모셔서 글을 받아야겠다 생각했는데,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전문가의 글을 받는 것이 쉽지 않으니 인터뷰를 하고, 그걸 2년간 모아서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Q.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
    A: 49명의 전문가를 인터뷰 한 내용을 한데 모으니 좋은 점은 전문가들이 자기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뷰를 하면 본인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본인의 인터뷰 원고를 보고 본인이 놀라기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책보다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다 모아 놓으니, 읽고 나면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

    Q. 일반인도 바이오헬스 산업의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A: 그렇다. 그런 의도로 만들었는데 일반 대중 뿐만 아니라 바이오헬스 분야에 관여 되어있는 투자자나 과학자 등 전무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 가지 에피소드는 막상 책을 출간하니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 들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은 코로나19 이전에 만들어져서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맨뒤에 조금 밖에 없다. 바이오헬스에 관련한 책인데, 코로나19 얘기가 없으니 걱정이 됐지만, 역설적이게도 제일 먼저 나오는 챕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이다. 임원빈 카이페리온 신약개발 본부장과 인터뷰 한 것인데, 코로나19만큼 위협이 되는 슈퍼 박테리아가 첫째 인터뷰로 나와 다행이었다. 맨 뒤에 부분에는 코로나19 이슈에 관련한 의사, 경제 전문가도 모시고 한 특별간담회 내용도 뒤에 실었다.

    Q. ‘바이오 클러스터’와 ‘커넥트’에 관한 내용이 인상 적이었는데, 국내도 성공적인 클러스터가 형성될 수 있을지?
    A: 책에서 언급 된 샌디에고 바이오 클러스터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건데, 이 곳에는 '커넥트(connect)'가 있다.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을 줄인 약자가 아니고 '커넥트한다'는 뜻을 가진 커넥트이다. 커넥트는 하나의 클라스터를 만들어 나가는 일종의 인프라 기관인데, 공적인 역할을 하는 민간기관이다. 커넥트를 만들어서 클러스터를 연결하고, 또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몇 십년동안 진행 한 것이다. 해외에서 성공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유사하게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설립 된 곳이 '대구경북 첨단복합단지'와 '충북 오송 바이오헬스단지'인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클러스터라는 것이 정부가 예산을 투여하고, 장비를 구축한다고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산업 생태계의 참여자, 과학자, 비즈니스 하는 사람 등 이런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태계의 구성원이 원하는 장소가 있을거고, 그런 장소는 인위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Q. 바이오헬스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바로 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이다. 사람들이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니까 자연히 바이오헬스의 지출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됐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가면 제일 먼저 뜨는게 전 세계 지출의 십분의 일은 바이오헬스라고 뜬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10%를 넘어섰고 우리나라도 가까이 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서, 오래 사니까, 건강하게 살기위한 의료 비용이 늘어난 것이 첫째고, 이로 인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게 된 것이다.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급이 채워져야하고, 이를 위해 혁신적인 기술·제품·서비스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바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을 못했는데, 팬데믹 사태가 생기니까 바이오헬스 분야에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 투여된 것이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럽과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가 백신을 만드는 과정을 겪으면서, 거기에 충분한 자원만 투입되면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백신도 만들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거다. 바이러스는 코로나19로 끝나지않고 계속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감염병 사태는 주기적으로 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앞서 말한 인구의 고령화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두가지 이유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은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고,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다.

    Q. 바이오헬스 산업,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은 어느정도 수준에 있는지?
    A: 사실 바이오헬스 산업이 그렇게 쉬운 시장은 아니다. 신약 분야만 봐도 우리나라 민간 기업에서는 신약 개발에 투자하지 않는다. 신약 하나 만드는데 기간은 평균 13년 이상 걸리고, 투자 금액은 2조 정도가 필요하다. 물론, 이런 투자가 성공이 보장되는냐?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국내 거대 기업도 쉽게 신약 개발에 나서기 어렵다. 현재 국내 제약회사는 대부분 제조업이라고 봐야한다. 이미 특허가 만료된 제품을 가지고 유사품,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대량생산은 우리 기업이 잘하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최근 민간 바이오 분야에는 거품도 존재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바이오 쪽에 벤처 회사가 많지 않았는데, 자금 조달이 쉬워져 지금은 몇 백 개 된다. 이건 잘못 된 생태계 모델이다. 오히려 지난 번에 한미약품이 좋은 모델을 하나 제시를 했다. 신약 개발 시 끝까지 임상을 다 하는 게 아니고 중간에 글로벌 제약사한테  이전하는 것이다. 일단은 개발에 천 억쯤 들어갔다면 그 정도 받고, 잘 된다면 나머지 추후는 상황을 봐서 다시 계약하는 것이다. 소위 이정표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비지니스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도 아직까지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시 반환했기 때문이다.

    Q. 현재 수준을 넘어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A: 앞으로 10년간은 성과를 생각하지 말고 이 분야에 무조건 투자를 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는 투자 후 20년 정도 후에 나타난다고 본다. 나무를 심어놓고 열매 맺고 자라기를 기다려야지, 이제 심어놓고 자꾸만 열매가 언제 열릴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 힘든 것이다. 근데 지금 국내 상황이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낀다. 최근에도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는데, 단기간에 성과가 없다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결국은 10년을 못 참고 프로젝트가 없어지는 것이다. 늘 보면 나중에 다 지나고 나서 10년 전에 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나온다. 아마 정부에서 바이오와 관련된 정치 했던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정책을 맡은 사람들은 자기가 있는 동안에 성과를 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0년을 투자만 하기 힘들다. 그래도 그런 확고한 방향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Q. 정부는 최근 바이오헬스를 혁신성장 BIG3 산업 중 하나로 선정했고, 수출액 200억 달러, 세계시장 점유율 3%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어떻게 보는지?
    A: 수출액, 점유율 이런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인프라와 제도가 중요하지만, 거기에 따른 인력 공급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존재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력이 단순히 기술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이오헬스 산업 쪽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투자하고, 제도와 전문성을 확보한 인력이 충분한가를 봐야한다. 그래서 카이스트는 바이오 혁신 경영 과정을 만들고 있다. 미래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 해야한다. 정책을 맡은 사람이든, 기관을 맡은 사람이든 미래를 위한 인재 개발을 해야하고, 투자도 아까 말한 것처럼 장기간의 관점으로 지켜봐야 하는 과제가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꾸준하게 발전시키겠다는 사명감이나 열정이 있어야한다.

    Q. 독감 백신 사태를 통해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백신도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르는 것을 봤다. 개발이 1년도 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가?
    A: 워낙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단기적인 부작용은 당연히 걸렀다. 그럼에도 현재로 봐서는 고통 받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백신을 보급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백신을 맞아서 집단적으로 면역이 형성이 되어야 감염병이 퍼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장기적인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고해서 지금 그걸 부각시키기에는 그게 지금 우선순위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백신은 누가 먼저 맞아야 하는가, 나이든 사람이 먼저 맞아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있긴하다. 이건 정답은 없고 어떤 사회적인 합의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결국 정치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Q.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팬데믹 사태는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되는데 정부의 대책은?
    A: 우리나라 현재 상황이 백신이나, 신약이나 똑같다. 신약을 제대로 못 만든다는 것은 백신도 제대로 못 만든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아까 제가 10년 투자하라는 그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다. 역량 강화해야 한다. 역량 강화라는 것이 생명과학, 기술 자체가 부족하다기 보다 실험실에서 진료실까지 가는 소위 이전연구에 대한 경험도 축적해야 한다. 이번 팬데믹이 아니고, 다음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10년 20년 내다 보고, 그때 무슨 사태가 생기면 한국에서 백신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소 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현재는 소 잃고 나서 외양간을 안 고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또 소 잃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이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하는 상황이다.

    Q.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한 시적으로 허용한 원격의료 도입에 관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입 되어야 한다고 보는지?
    A: 원격의료는 제도 구축의 문제이자 정치적인 문제이다. 왜냐하면 상충하는 이익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은 원격의료 반대하지 않는다. 기술도 가지고 있고, 원격으로 한다고 하면 오히려 수요가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곳은 동네 의원 같은 작은 병원이다. 이 문제는 반대하는 곳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는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이슈다. 상충하는 이익집단의 의견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이를테면 1차 진료를 강화하면서 동네의원들을 참여시키는 방법이 있다. 동네 의원들부터 원격의료를 먼저 활용하면 풀수 있는 것이다. 원격의료는 기술적으로 이미 많은 부분 가능하다. 문제가 뭔지 알면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논쟁만 해봐야 소용이 없는 것이다.

    Q. 원격의료가 의료민영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A: 원격의료와 의료민영화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하지만,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집단이 이것을 끌고와서 반대하는데 사용한다. 원격의료는 의료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다 정치적인 것이다. 정치권에서 잘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본다.

    Q. 바이오헬스에서 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의료 데이터 체계는 어떤 상황인지?
    A: 앞선 얘기와 유사한 맥락의 이야기다. 현재 기술은 발전해 있고, 데이터는 상당히 축적되어 있다. 결국은 또 제도와 의식이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 않고는 데이터 활용은 힘들다. 결국 정부에서 제도구축을 안 해주면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의료 데이터는 의료기관마다 포맷이 통일이 되어있지 않다. 그럼에도 병원들 나름대로 통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 정보 데이터가 잘 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 의료보험 데이터, 건강보험 데이터가 잘 되어있다는 건이다. 건강보험 데이터는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쓰는 의료 데이터, 내부 데이터와는 상당히 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을 위해선 의료기관에서 쓰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사용 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기술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만 되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갈 수 있다.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 채수찬 카이스트 부총장/사진=김정은 기자

    Q. 개인의 의료정보를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을까요?
    A: 물론, 말씀하신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제도적으로 데이터의 활용을 보장을 하고 다양한 창구로 소통을 해야한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각각 규율하는 그런 제도를 만들고 법규를 만들고 그 안에서 기술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

    Q.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의료 빅데이터와 AI의 수준은?
    A: 최근 신약을 개발하는데 AI를 사용한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도 AI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AI도 결국은 인력의 문제이다. 우수한 AI 인력이 경쟁력인 것이다. 기업은 필요한 AI 인재를 확보하고, 인력을 통해 새로운 AI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신약 개발에 사용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 인력 공급이 제대로 되어있다고 볼 수가 없다. 조선산업이든 전자산업이든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들이 활동하는 산업이 많이 발전 했다. 마찬가지로 AI 분야에서도 좋은 인력을 많이 양성해 내야한다. 그래야 앞으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Q. 개인적인 시간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A: 건강을 위해서 수영을 매일 아침 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등산도 자주 한다. 또한, 이제 은퇴를 앞둔 나이니까, 시골에서 자연을 즐기면서, 전원생활을 만끽하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

  • ▲ 카이스트 채수찬 대외부총장영상 인터뷰